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한반도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31일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지 3주가량 지났다”며 “대기 흐름상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상공에서 불던 편서풍이 방사성 물질 등 부유물질을 싣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한반도로 유입될 시기가 다가온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생기는 바람인 편서풍은 높이 3km 이상인 대기 상층부에서 1년 내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분다.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탔다고 가정하면 태평양을 거쳐 미국 하와이와 서부 및 동부, 유럽 중국 등 약 2만 km를 지난 후 한반도에 도달하게 된다.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는 20여 일이 걸리는 만큼 4월 초부터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과 함께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 기상청 측 설명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방사성 물질이 동풍을 타고 일본에서 국내로 바로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지상으로부터 3km 미만의 대기 하층부에서 동풍이 일시적으로 불 수 있지만 공기 중 떠 있는 방사성 물질을 싣고 한반도로 오려면 수일 동안 연속해 동풍이 불어야 하는 데다 상층부 편서풍이 워낙 강해 일시적인 동풍으로는 방사성 물질이 장거리를 이동할 수 없다는 것.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방사성 물질이 넓은 대기 중으로 퍼져 4월 초부터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방사성 물질량은 인체에 무해한 극히 소량일 것”이라며 “하지만 미량이라도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원자력 관련기관이 향후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전국 12개 지방측정소 가운데 강원 강릉시에서만 방사성 요오드가 아주 적게 발견됐다고 31일 밝혔다.
공기 m³당 1.88mBq(밀리베크렐)로 X선을 촬영할 때 받는 방사선량(0.1mSv)의 550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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