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누드로 표현한 에리카 인터뷰…“한국 사람 좋아요!”

  • 동아닷컴
  • 입력 2011년 4월 1일 11시 28분


에리카 시몬(25).
에리카 시몬(25).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 윈도우 쇼핑을 즐기다 허기지면 간식을 사먹는다. 또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친구와 당구도 한게임 치며 길거리에서 신문도 읽고…

이러한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은 인터넷상에 흔하다. 또 그것을 저장해 친구들과 함께 보는 네티즌들도 많다. 하지만 이렇듯 모든 일상을 벌거벗은 누드로 표현한 사진이라면 어떨까.

자신의 평범한 일상 생활을 벌거벗은 모습으로 표현해 이름을 알린 주인공은 바로 에리카 시몬(25). 프랑스 파리 태생으로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여류 사진작가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가 지난달 29일 ‘여류 사진작가의 누드셀프 일상’이라고 소개한 에리카는 익히 국내 네티즌들사이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녀는 극히 평범한 일상을 모두 ‘자연인’으로 표현했다. ☞ 여류 사진작가 ‘누드셀프 일상’ 화제… 사회적 편견 없애고자

특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과 대화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찍은 것을 보며 어떻게 허락을 얻었을지 궁금했다. 아무리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해도 남들 앞에서 옷을 벗고 있는 것은 여간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는 법.

하지만 모든게 기우였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겠다거나 도와달라고 허락을 얻지 않았다. 그들과 친구인 것처럼 그저 자연스럽게 어울려 바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에리카는 “그렇게 해야 가장 괜찮은 작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사진에 찍힌 그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은 것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불쾌해 하거나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많은 해외 언론들이 소개한 에리카와 국내 언론으로는 단독으로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에리카는 자신의 사진을 좋아해주는 한국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누드 사진으로 인한 시선끌기와 상업적인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에리카와의 일문일답.

-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장소 선정이었다. 촬영에 적합한 장소나 정말 괜찮은 구도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내가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자문에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남을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지?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주변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면 오히려 옷을 벗는 것은 쉬웠다.”

에리카의 작품들.
에리카의 작품들.
-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런 연출을 어떻게 도움을 청했나? 모두들 흔쾌히 허락하던가?
“나는 묻지 않았다. 그냥 찍었다.(I didn't ask. I just shoot.)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 끼여들때도 내가 원하는 환경이면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가장 평범하고 자연스런 사진을 얻기 위한 나만의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도 거부하거나 그러한 표현을 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나서 이야기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나중에 설명하면 다들 이해해 줬다.”


- 작품중에 69번가에서 체포되는 장면도 있던데 그것은 설정인가?
“맞다. 그 사진이 유일한 설정이었다. 공공장소에서 누드가 불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여주기 위해 설정한 것이다. 우리는 알몸으로 태어나서 알몸으로 죽게 된다. 그런데 누드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공공장소에서 누드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남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부분은 이해한다. 하지만 법으로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인간의 권리에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 일상을 누드로 표현하면서 진정 알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명품백에 고급차를 타면 누구나 VIP로 알아볼 수 있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알몸으로 있다면 누가 알아볼 수 있겠는가. 사람은 어차피 다 똑같은데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계급이라고 하지만 사회적인 편견에 대한 틀을 깨볼 수는 없을까 생각한 것이 바로 인간의 본연의 모습인 알몸이다.

누드가 가지는 편견도 있지만 내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예술로 승화하겠다는 복잡한 생각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다보니 가장 단순하게 누드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 사진을 찍으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흥미로운 일들이 많았다. 웃긴 일들도 있었지만 이상한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특히 이발소에 있는 남자는 매우 웃겼다. 알몸으로 앉아있는 나를 이리저리 훑어보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경험을 한 적은 없다.(웃음)”

- 김미루 씨(도올 김용옥 씨 딸)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던데
“뉴욕에서 그녀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찍으려고 했던 계획을 나를 위한 시리즈로 찍어야 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그 였다. 그녀를 통해 야망을 받았다.”

- 한국에 와 본적 있나?
“불행하게도 서울 공항만 방문했다.(인천공항이 2001년 개항했는데 그녀의 나이를 고려할때 이 곳을 서울로 알고 있는 듯 했다) 언젠가 한국에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미국에서 4명의 한국인들과 함께 숙식하며 생활한 적이 있다. 그들은 매우 좋은 사람들이었다.”

- 에리카의 사진을 본 한국 네티즌들이 많다. 한 마디 해달라.
“저의 사진을 즐기는 한국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내 사진이 누드라서 가지는 흥미보다는 이미 얘기했지만 본질적인 인간의 모습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내가 작품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Thank you very much!”

에리카는 자신이 찍은 ‘누드셀프 일상’을 모아 ‘Nue-York: Self Portraits of a Bare Urban Citizen (한 도시민의 벌거벗은 자화상)’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뉴욕 대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 뉴욕에서의 일상 사진. 첫번째: http://j.mp/hFsigA
- 뉴욕에서의 일상 사진. 두번째: http://j.mp/dRY3WQ
- 뉴욕에서의 일상 사진. 세번째: http://j.mp/gzUmpB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 도깨비뉴스 인기 기사
- 삼성이 자사 노트북에 해킹 프로그램 설치?… “에이 설마~”
- 나의 역사를 기록하는 스마트폰 앱 ‘Everyday’… 네티즌 강추!
- “이통사의 ‘카카오톡 죽이기’는 조공달라고 협박하는 꼴”
- 여류 사진작가 ‘누드셀프 일상’ 화제… 사회적 편견 없애고자
- 사기꾼 때문에 삼보일배했던 한 어머니 사연…네티즌 울먹!
- 4인치 화면에 홈버튼 없는 아이폰5?… “무조건 구매 할테다!”


▼ 200자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