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이집트-리비아인 쇄도… 伊 “난민처리 고통분담하자”
佛-獨 “자국 일 떠넘기지말라”
지난해 남유럽 금융위기로 해체론까지 불거졌던 유럽연합(EU)이 또다시 내분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북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난민 때문이다.
민주화 시위로 철권통치가 무너진 튀니지와 이집트는 물론이고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 수많은 난민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고 있다. 문제는 그 불똥을 이들 국가에서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혼자 다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에만 이탈리아에는 2만3000명의 난민이 몰려왔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나라마다 난민 정책이 다른 만큼 이탈리아가 알아서 하라며 팔짱을 끼고 있다.
화가 난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탈리아만 외톨이가 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EU 일원으로 남아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웃들의 냉대에 불만이 쌓인 이탈리아는 “4월 5일 이후에 온 난민은 본국으로 전원 송환하고 그 이전에 온 난민들에게는 반년짜리 EU 단기체류허가증을 발급해 원하는 곳에 가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이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이민자가 넘어오면 모두 체포해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는 최근 몇 주 사이 국경을 넘어온 불법이민자 1000여 명을 이탈리아로 되돌려 보냈다. 독일 정부도 “사전 예고 없이 다른 국가들에 문제를 전가하려는 이탈리아의 놀라운 결정에 불만을 표한다”며 국경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난민들이 수용돼 있는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서는 11일 난민들이 폭동까지 일으켰다. 외신들은 난민 문제가 EU 회원국들 간 신뢰를 허물어 갈등과 분열을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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