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방문해 타운홀 미팅… 예산 등 정책 언급 즉시
홈피선 찬반 댓글 전쟁… 언론 “성공적이지 못했다”
20일 오후 2시(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러앨토 시 ‘페이스북’ 본사. 강당에는 500여 명의 페이스북 직원과 초청받은 300여 명의 정치인, 기업인 등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곧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이 시작됐다. 2008년 대선 유세 때는 물론이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대중 속으로 몸을 던져 적극적인 토론을 즐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소셜미디어’가 주관하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 ‘라이브 스트림’ 생방송으로 중계된 이날 타운홀 미팅의 진행은 페이스북 창립자이며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씨가 맡았다. 페이스북에 접속한 이용자들이 즉석에서 질문한 내용을 선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이용자 1937만5431명이 ‘좋아요’라며 온라인 친구가 되기를 희망하는 페이스북 최고의 스타다.
저커버그 CEO는 “대통령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긴장된다”며 대통령을 소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바로 마크(저커버그)에게 정장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매라고 한 사람”이라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저커버그 CEO는 공개석상에서도 정장 대신에 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와 공화당과의 ‘예산전쟁’, 이민법 개혁문제 및 건강보험 개혁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찬반 코멘트가 쏟아졌고 이 내용은 타운홀 미팅이 진행되는 강당의 대형 벽면에 실시간으로 비쳤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8개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일부는 미리 선발된 페이스북 직원들이 했던 질문이고, 페이스북에 게시된 이용자들의 질문 수백 개는 다뤄지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용자들의 질문 중에는 ‘당신의 출생증명서를 보여달라’는 등의 민감한 것들이 있었지만 저커버그가 그중 재미없는 질문들만 골랐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첫 페이스북 타운홀 미팅이 유권자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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