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치러질 차기 대만 총통 선거는 현 총통인 국민당 마잉주(馬英九·61) 주석과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55) 주석 간에 남녀 대결을 벌이게 됐다. 두 후보 이름에 모두 ‘잉(英)’자가 있어 ‘량잉(兩英) 대결’로도 불린다.
민진당은 당내 예비 선거에 출마한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전국의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해 1위를 차지한 차이 주석을 후보로 확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대만에서 여성이 총통 후보로 나온 것은 처음이며 총통 후보가 여론조사만으로 결정된 것도 처음이다. 차이 주석은 2008년 총통 선거에 나섰다가 마 총통에게 졌던 쑤전창(蘇貞昌) 전 행정원장(총리) 및 쉬신량(許信良) 전 주석과 경합을 벌여 지지도에서 쑤 전 총통을 1.35%포인트의 근소한 차로 앞섰다.
국민당은 예비선거에 마 총통이 단독으로 등록해 27일 중앙상무위원회에서 후보로 지명됐다. 마 총통과 차이 주석은 국립대만대 법학과 6년 선후배인 데다 법학과 교수로 함께 재직해 서로 잘 아는 사이다. 마 총통은 2008년 5월 취임 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올해부터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발효한 것 등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대만 분리 이후 빈부격차가 가장 커져 대중의 불만이 높고 재벌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이 주석은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이 부패혐의로 구속된 후 혜성처럼 나타나 민진당 주석을 맡으면서 참신한 진보 이미지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 차이 주석은 양당 후보가 결정된 직후 롄허(聯合)보 등 대만 언론의 지지도 조사에서 마 총통을 앞서는 것으로 나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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