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현장 그라운드제로서 시민들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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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일 밤(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민들이 9·11 테러 현장인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 몰려 10년 전 테러 주모자의 죽음을 환호했다.

밤늦은 시각이지만 그라운드 제로에는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는 시민들이 속속 집결했으며 기쁨의 의미로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 이들도 많아 경찰이 주변 거리를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한편에서는 촛불을 켜놓고 테러 당시 숨진 사람들을 다시금 추모하는 장면도 나타났다.

그라운드 제로는 10년 전 빈 라덴이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9·11테러로 쌍둥이 건물인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진 현장을 말한다. 이 자리에는 현재 새로운 건물이 한창 건축 중이다.

아내와 함께 맨해튼에 여행 왔다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라운드 제로를 찾았다는 션 트라욱스 씨(33)는 "왠지 이곳에 와야 할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그의 죽음을 축하해야 할만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첼시에 거주한다는 톰 다우드워런 씨(28)는 자못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인근 트라이베카 지역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빈 라덴 사망소식을 들었다면서 "그라운드 제로에 꼭 가야 한다고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이는 세상을 위해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테러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유족들도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를 겨냥해 날아간 항공기에 타고 있다가 사망한 승무원의 여동생인 데브라 벌링게임은 "빈 라덴이 미군 병사에 의해 사살됐다는 소식을 듣고 스릴을 느꼈다.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맨해튼의 명소인 타임스 스퀘어에도 시민들이 몰려들어 미 국가를 부르거나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뉴욕 시민들은 이 소식을 듣기까지 거의 10년을 기다렸다. 2001년 9월11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모든 사람이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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