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5월 5일 어린이날’ 같은 날짜 다른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韓, 원래 5월 1일… 노동절과 겹쳐 5일로
日, 단오 전통따라 정해… 지진 영향 차분

5일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어린이날이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 속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일본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이슬람권에서는 이슬람력으로는 5월 5일이 어린이날인데 양력으로 올해는 4월 9일이었다. 옛 소련과 중국을 비롯해 주로 공산권 국가에서는 6월 1일이 ‘국제 아동절’이다.

북한에서는 국제 아동절과 함께 조선소년단 창립일인 6월 6일이 어린이날 역할을 한다. 한 탈북자는 “6월 1일이 유치원생까지 축하하는 날이라면 6일은 초중학생을 위한 날”이라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에 어린이날이 시작됐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같은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것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거라는 추측도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주축이 된 색동회는 1923년 창립기념일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다. 이후 1927년부터 1939년까지 5월 첫째 일요일에 열렸던 어린이날 행사는 1940년부터 일제에 의해 금지됐다. 광복 뒤 맞이한 5월 첫째 일요일은 1946년 5월 5일이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당시 5월 1일로 돌아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동절과 겹치기 때문에 5월 5일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건 단오(음력 5월 5일)에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행사를 여는 전통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어린이날에 집집마다 장대에 천이나 종이로 만든 잉어 모형(鯉幟·고이노보리)을 내걸어 “폭포를 거슬러 용이 된 잉어처럼 출세하라”고 기원한다.

일본에서 보통 ‘남자 어린이날’을 뜻하는 5월 5일과 달리 ‘여자 어린이날(雛祭り·히나마쓰리)’인 3월 3일은 공휴일이 아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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