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문제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5일 ‘미국이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삼을 것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실었다. 환추시보는 이 기사에서 슈피겔 등 외국 언론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의 새로운 적 가운데 하나로 상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이 운영하는 신문이 구체적 사실을 제시하지 않고 이런 주장을 머리기사로 쓴 것은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신문은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상 적을 만들어 ‘악인을 물리치는 의인’의 이야기를 반복해 왔다며, 최근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함에 따라 물리쳐야 하는 악인에 공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략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상은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 등 거물급 테러리스트와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의 국가가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벌여온 미국이 빈라덴의 사망으로 그동안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중요한 일들을 처리할 여유가 생겼으며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대(對)중국 정책이라는 얘기다. 9·11테러로 중국은 10년 동안 미국의 압력을 피해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빈라덴이 제거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신문 기사의 핵심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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