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9·11 기념 열차테러 준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를 기념한 대규모 열차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미군 특수부대 기습작전 당시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압수한 증거물을 토대로 미국 내 사법기관에 열차테러 관련 경고문을 하달했다.

경고문에 따르면 2010년 2월 현재 알-카에다는 9·11테러 10주년을 겨냥, 미국 내 불특정 장소에서 열차테러 감행을 고려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알-카에다는 선로를 훼손해 열차를 탈선시킴으로써 객차들이 통째로 계곡이나 다리 밑으로 떨어지게 하는 수법을 고려했다.

알-카에다는 또, 최신식 열차는 객차마다 각각의 제동장치가 있으며 특정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열차를 선로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탈선시키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은 작년 2월 이후로 이 같은 테러 계획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 공공장소의 보안을 강화하는 등 '예방조치'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테러 경보를 발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각종 증거물 가운데는 열차테러 외에도 알-카에다가 기획하고 있었던 여러 가지 테러와 관련된 웹사이트 주소와 도식들이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른 미국 정부 관리는 알-카에다가 이 같은 테러 계획을 모의했다는 증거가 드러났지만 계획들이 '최종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abc방송은 각종 테러 계획을 담은 문서가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상황을 감안하면 빈 라덴이 사살 직전까지 9·11테러 당시처럼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승인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빈 라덴 은신처의 자료에서 알-카에다 인물들의 이름과 위치 등을 비롯해 알-카에다 주요 지도자들의 소재 파악 가능성을 던져주는 단서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미 정부는 (알-카에다 지도부 중) 다수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련 브리핑을 받은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공화. 미시간)은 '알-카에다의 제2인자'에 대해 "많은 정보를 확보했다"며 그의 체포가 "임박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의 뒤를 바싹 쫓고 있는 중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보기관들은 빈 라덴 사살로 비상 상황에 돌입한 알-카에다 지도부가 기존의 은신처 위치와 테러 계획 등을 변경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보고 이번에 확보된 자료에 대해 긴급히 집중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 어떤 정보가 추가로 나올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