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5월 17일은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 차별 반대의 날(The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and Transphobia·IDAHO)’이다.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동성애를 질병 분류 목록에서 뺀 것을 기념하는 의미다. 브라질은 지난해부터 IDAHO를 국경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몰이해는 여기저기 남아 있다.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영어 속어 ‘faggot(패것)’은 원래 ‘땔감용 나무’라는 뜻이다. 영국에서 동성애자를 화형시키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에 ‘장작’이 동성애자를 깔보는 낱말로 쓰이는 것.
동성애자 처벌은 과거 영국에서만 자행된 일이 아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현재도 ‘교정 성폭행(Corrective rape)’이라는 이름으로 동성애자 처벌이 횡행한다. “성 정체성을 바로잡아 주겠다”며 남성들이 여성 동성애자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성폭행 후 살해하기도 한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스타였던 유디 시멀레인도 교정 성폭행을 당해 2008년 숨졌다. AP통신은 “13세 소녀도 교정 성폭행을 당하는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인권단체에서는 수도 케이프타운에서만 1주일에 교정 성폭행 사건이 10건 넘게 자행된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남아공 정부가 교정 성폭행 반대론자들과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성 정체성 때문에 생명을 위협받는 이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겠다”는 게 법무부 장관이 내놓은 유일한 대책이라고 17일 AP통신이 전했다.
남아공은 동성 부부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다. 1996년 인종 차별(아파르트헤이트)을 금지하는 헌법을 만들면서 동성 결혼도 허용한 것.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야만이 지배하는 수준이다. 특히 흑인 거주 지역에서는 동성애자들의 목숨이 위태롭다.
교정 성폭행 반대론자들은 15일 거리로 나와 “아만들라 아웨수”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우리에게 힘을”이라는 뜻의 줄루족 언어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운동 때 흑인들이 외쳤던 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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