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부가 이집트 특수부대 장교 출신 사이프 알아델(사진)을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파키스탄 영자지 ‘더 뉴스’ 등 외신이 17일 보도했다. 단 ‘임시’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알카에다 최고 의사결정 회의인 ‘슈라’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아델을 후계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외신들은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알아델도 유력 후보였지만 오사마 빈라덴에 이어 2인자로 손꼽히던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더 유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알카에다 대원들과 조직 핵심 간부들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충성 맹세 순조로울까?
알아델이 정식 지도자로 인정받으려면 전 세계 알카에다 지부에서 ‘바야’를 받아야 한다. 바야는 지도자 개인에게 종교적 충성을 맹세하는 서약이다. 그런데 이라크 지부와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이미 알자와히리에게 충성 맹세를 한 상태다. 가디언은 “스스로를 ‘준드 알아이만(알자와히리의 부대)’이라고 부르는 알카에다 요원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두 인물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출신지다. 알카에다 요원 사이에 “지도자는 (이슬람 성지인) 아라비아반도 출신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데 알아델은 이집트가 고향이다. 알자와히리는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다. 가디언은 “새로운 지도자 등장이 알카에다 조직 자체를 와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알아델은 누구?
알아델은 1960년 또는 1963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부터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진 그는 1981년 근본주의자들이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을 암살한 직후 이집트를 떠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알아델이 암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집트를 떠난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과 맞서 싸우던 무자히딘(‘전사’라는 뜻) 반군에 합류하면서 빈라덴과 친분을 맺었다. 그 뒤 알카에다 요원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말리아에서 요원 양성에 앞장섰다. 주특기는 폭약으로 2003년 사우디 리야드 폭탄 테러를 비롯해 여러 폭탄 테러를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9·11 테러 이후 그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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