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가정부와의 혼외정사로 낳은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는 몰래 20년간 바람을 피운 그를 정자(sperm)와 종결자(terminator)를 합성한 ‘스퍼미네이터’라고 조롱하는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정자를 죽이는 장치’라는 뜻이지만, 정자를 뿌리고 다니는 사람이란 조롱으로 들린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외도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를 주지사로 뽑지 않았을 것”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슈워제네거는 2003, 2006년 캘리포니아주지사 선거 때도 각종 스캔들이 쏟아졌지만 소송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부인해 왔다. 당시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 씨(56)도 “남편의 결백을 믿는다”며 루머 진화에 나서 결국 재선까지 성공하는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 숨겨진 아들까지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충격과 함께 ‘어떻게 그토록 오랜 시간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한 지역 언론은 “집에서 (불륜이) 이뤄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채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매체인 TMZ는 혼외정사 상대인 가정부는 올해 50세인 밀드레드 파트리시아 바에나라는 이름의 멕시코계 미국인이라며 20년간 주당 1200달러씩을 받고 슈워제네거 집의 청소 빨래 요리 등을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 TMZ는 가정부 지인들의 말을 빌려 “그녀는 상근이 아니라 출퇴근이었다. 슈워제네거와 주로 대낮에 아무도 없는 집에서 만나고 밤에는 본인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관계가 탄로 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8년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혼자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숨겨진 아이에 대한 신상정보가 지나치게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MZ는 이날 아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모자(母子) 사진을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아이는 14세 소년으로 주변 지인들은 그가 슈워제네거 집도 가끔 방문했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아이가 14세라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바에나 씨가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의 아이를 가졌을 때는 아내 슈라이버 씨가 막내인 넷째 크리스토퍼를 임신 중이었을 때일 가능성도 있다. 1986년 결혼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와 슈라이버 씨 부부는 캐서린(22) 크리스티나(20) 패트릭(18) 크리스토퍼(14) 등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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