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길 접고 그렇게 내조했건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9일 03시 00분


‘남편 탈선’ 속앓이 슈라이버-생클레르 비슷한 삶“가슴 찢어져”… “그래도 결백 믿는다” 대응은 달라

“지금은 고통스럽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 씨(56)가 17일 성명을 냈다. 남편의 혼외정사에 따른 심적 고통을 솔직히 토로하면서도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걱정된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존중,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며 우리의 삶을 다시 일으키고 치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녀들도 공개적으로 이번 스캔들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아들 패트릭 군(18)은 트위터에 힙합 가수의 노랫말을 빌려 ‘어떤 날들은 힘들고 그만두고 싶고 약간이라도 정상이 되길 원하지만 나는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 때까지 우리 가족을 사랑해’라는 글을 썼다. 그는 슈워제네거라는 아버지의 성 대신 엄마의 성인 슈라이버로 글을 올렸다. 딸인 캐서린 씨(22)도 트위터를 통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씨는 성명을 발표한 뒤 오랜 친구인 오프라 윈프리 씨의 ‘깜짝 고별쇼’를 축하하기 위해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고별쇼 무대에 밝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남편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받은 슈라이버 씨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부인 안 생클레르 씨(63)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성공한 언론인 출신이다. 생클레르 씨는 한창 때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채널에서 뉴스와 토크쇼를 진행한 유명 앵커였으며 슈라이버 씨는 에미상, 피바디상 등을 수상한 미국 NBC방송 기자 출신으로 남편이 주지사 선거에 나서자 일을 그만뒀다. 그녀의 어머니는 미국의 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여동생이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생클레르 씨는 “남편의 결백을 믿는다”며 감쌌지만, 슈라이버 씨는 충격을 받아 집을 나왔으며 현재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에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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