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강 홍수에 뱀 출몰…동물 대피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9일 14시 44분


미국 미시시피강 홍수가 계속되면서 루이지내아 주가 '뱀 주의보'를 발령했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17일 "뱀들이 홍수를 피해 제방 등 고지대로 이동함에 따라 주민들이 뱀에 물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뱀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정부 보건당국은 관내 병원에 사독혈청의 공급을 늘려 뱀에 물린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수 탓에 침수 지역에 살던 동물들도 대거 대피하고 있다. 주 당국이 지난 14일부터 미시시피강 수위조절을 위해 모간자 배수로 수문을 개방해 아차팔라야 강으로 물줄기가 돌려지자 루이지애나주 남서부 지역이 대거 침수됐고 불어난 물이 습지와 삼림 지대를 덮치자 이곳에 살던 동물들도 대거 강 제방이나 고지대로 피신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정부에 따르면 17일 모간자 배수로 인근에서 흑곰 4마리가 불어난 강물을 피해 고지대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또 사슴 18마리와 코요테 한마리가 배수로 제방 위에 있는 모습도 보였고 하류 습지 지역에선 악어, 남미산 뉴트리아(늪너구리), 너구리 등이 대피하는 모습도 관찰됐다는 제보가 어류·야생동물보호국에 접수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사슴과 토끼 등이 물에 갇혀 익사하거나 침수를 피해 급히 이동하다 차량에 부딪혀 죽는 등 대피 동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정부의 국토안보·비상대책반 관계자는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간자 배수로 등 여러 지역에서 동물들이 물을 피해 이동중이라는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정부 당국과 야생동물보호국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번 홍수로 인해 동물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 육군 공병대는 우선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 개방 때 동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1973년 수문 개방 때와는 달리 속도를 되도록 늦추며 배수량을 조절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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