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북한 나선특별시에 투자된 중국 자본이 57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중 간 경협이 활발해지고 있어 앞으로 중국 자본의 나선 투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한 소식통은 19일 “그동안 중국 기업 200여 곳이 나선에 진출했고 이 중 68개 기업이 현재도 영업을 하고 있다”며 “68개 기업의 총 투자액은 3억7000만 유로(약 5735억 원)”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많은 중국 기업이 도산 또는 철수해 현재 나선에 투자된 중국 자본의 전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선에서 운영 중인 중국계 기업은 △희토류 철광 금은동 등 광산 △소형 기계전자제품 제조 △수산물과 농부산품 등 식품가공 및 수출 △의약품 연료 건자재 가전용품 등 각종 소매업 △고급호텔, 중국식당, 대형 자동차정비소 등이다.
68개 기업에는 지난해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뒤 본격화하고 있는 양국 간 나선 공동개발 이후 투자를 시작한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이치(一汽)자동차 등 중국 대형 기업들이 투자를 고려하는 등 나선은 중국 거대 자본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4월 하순부터 훈춘(琿春)∼나선 간 53km에서 도로 보수 및 포장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달 말 북-중 양국 고위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린다는 소문이 있다.
옌볜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도로공사의 전 구간은 옌지(延吉)의 조선족 기업 T사가 모두 맡지만 T사는 하청업체이며 원청업체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중국 대형기업들이 나선에 진출하기 위해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14일부터 석탄 2만 t을 훈춘 취안허(圈河) 해관을 거쳐 북한 나선항으로 옮긴 뒤 화물선으로 상하이(上海)까지 운반하고 있다. 올 1월 11일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선항을 활용한 중국 북방과 남방을 잇는 물류가 진행되는 것이다.
옌볜일보는 18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훈춘 쾅예((광,황)業)집단과 중강(中鋼)집단 상하이지사는 3월 석탄 관련 협약을 맺고 올해 안에 모두 50만 t을 이런 방식으로 상하이로 운송한다고 보도했다. 트럭 1만4000여 대 분량이다. 쾅예집단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중국 남방 각 성으로 물자를 수송할 경우 내륙 수송에 비해 시간과 운송비 등이 훨씬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변대 윤승현 교수는 “최근 경협 움직임을 볼 때 중국 훈춘과 북한의 나선, 러시아의 자루비노와 하산 등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두만강 개발의 신호탄이 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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