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IMF총재 사퇴”… 전자발찌 조건 보석 재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경찰, 호텔방 카펫샘플 채취… “정액 묻어있을 것으로 기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미수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뉴욕경찰은 18일 맨해튼 소피텔 호텔에서 스트로스칸 총재가 묵었던 스위트룸 내 카펫 샘플을 채취했다. 경찰은 카펫에 스트로스칸 총재의 정액이 묻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현재 뉴욕 경찰은 호텔 여종업원의 진술 이외에 스트로스칸 총재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스트로스칸 총재의 손톱 밑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의뢰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AF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성폭행 관련 사건은 주로 목격자가 없는 은밀한 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명확한 물증이 없으면 스트로스칸 총재의 유죄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변호인들은 이날 맨해튼 내 뉴욕 주 대법원에 스트로스칸 총재의 보석을 다시 신청했다. 변호인들은 스트로스칸 총재에 대한 보석이 받아들여질 경우 맨해튼에 거주하는 딸의 집에 24시간 머무는 가택연금과 위치정보를 추적하는 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보석 여부를 결정할 법원 심리는 19일(현지 시간) 오후 2시 15분 열릴 예정이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보석 허가를 받게 되면 그는 2005년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와 2008년 ‘폰지(피라미드식 금융) 사기’로 파문을 일으킨 미 증권 중개인 버나드 메이도프, ‘할리우드의 말썽꾼’ 배우 린지 로한 등처럼 전자발찌를 차야 한다. 전자발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착용자의 위치 정보를 신호로 변환해서 시시각각 모니터센터에 전송하는 기능을 한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IMF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IMF 총재직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데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 내가 명예를 지키며 열정을 다해 일했던 조직(IMF)을 보호하고 싶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나는 단호하게 나에 대한 성폭행 혐의를 부인한다. 나의 모든 힘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 나의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주장했다.

IMF는 이사회가 곧 후임 총재 선임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당분간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가 총재대행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총재로는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 독일의 토마스 미로브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 영국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와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이 차기 IMF 총재 자리는 신흥국이 맡아야 한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어 유럽-신흥국 간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프랑스 사회당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품위 있는 모습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과거 프랑스인의 해외재판에 관여한 것처럼 스트로스칸 총재 사건에도 개입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그에게 두차례 성매매 알선”… ‘뉴욕 마담’ 주장 ▼

‘뉴욕 마담’ ‘월스트리트 마담’으로 불리는 뉴욕의 유명한 포주 크리스틴 데이비스 씨(35)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데이비스 씨는 “2006년 1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스트로스칸 총재에게 성매매 여성을 보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씨는 2008년 성매매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주지사에게 성매매를 알선해 체포된 인물이다. 2009년엔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뉴욕 금융가 유력 인사들의 섹스파티 실상을 폭로하면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와 변호사, 은행 투자자, 언론사 간부, 메이저리그 구단 소유주 등 9800여 명의 고객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타임스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IMF 총재를 맡기 전인 2006년 1월 미국 여성과 2시간 동안 잠자리를 갖는 대가로 데이비스 씨에게 2400달러(약 260만 원)를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 씨는 “처음 갔던 그 여성은 ‘그가 너무 공격적이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나치게 밀어붙이고 탐욕스럽고 강압적이었지만 강제로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다고 들었다”며 “우리는 1시간에 1000달러 남짓을 내는 고객들이 동물이 아니라 신사같이 행동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씨는 2006년 9월에는 브라질 여성을 그에게 보냈고 이 여성은 그의 행동에 불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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