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오늘 대국민 연설… “중동 민주화, 획기적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중동판 마셜플랜’ 중동평화 새 물꼬 틀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발표할 새 중동정책이 향후 중동 평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백악관이 하루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중동판 마셜플랜’이라 불릴 만한 대규모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연설의 핵심은 ‘중동 민주화를 위한 지속적 경제 지원’이다. 중동 사회에 움트고 있는 민주주의 열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민주화의 토대가 될 경제적 발전을 돕겠다는 포괄적 구상이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 이집트에 20억 달러 경제 패키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집트에 대한 경제적 지원. 중장기적으로 부채를 10억 달러 이상 줄여주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경제 인프라 확충 및 실업률 경감을 위해 10억 달러를 빌려줄 방침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집트 지원은) 경제 근대화를 통해 중동의 지속적인 민주주의 정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함께 중동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치·사회적 개혁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구한다면 어떤 중동국가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설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이후 중동지역 민주화 및 인권개선 지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중재 방안 부족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8일 “연설 다음 날 만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겐 뭐라 설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팔레스타인과 교섭 중인 유엔이 이스라엘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태다.

팔레스타인 역시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 뉴욕타임스는 “2009년 카이로 선언 이후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미국에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아랍국가 지도자들 역시 이번 연설을 개운치 않게 받아들일 여지가 많다. 영국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친미를 표방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다른 친미 정권들의 입맛을 쓰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인 경우다.

아랍 민중 사이에 퍼지는 반미감정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현재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미국의 빈라덴 사살 자체에, 또 민주화 세력은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