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파키스탄 탈레반이 22일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 있는 해군기지를 기습했다.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 10명과 탈레반 대원 4명 등 최소 14명이 숨졌고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395억 원)에 이르는 최신예 미국제 대잠초계기 ‘P-3C 오리온’ 2대가 파괴됐다. 단순 테러를 넘어선 전면적인 군사 공격 수준이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켓포와 수류탄으로 중무장한 탈레반 대원 6명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카라치에 있는 메란 해군기지를 세 곳에서 동시에 침투했다. 메란 기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싸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에게 전달되는 보급물자를 선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탈레반들은 공격 목표로 삼은 초계기들을 차례로 파괴했고 기지 내 군인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했다. 파괴된 초계기들은 지난해 6월 미국이 파키스탄에 제공한 것으로 파키스탄은 반미 정서를 고려해 항공기들의 존재를 밝히지 않아 왔다.
파키스탄군은 22일 밤부터 23일 오후까지 17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탈레반 대원들을 제압하고 기지를 다시 장악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빈라덴의 순교 이후 보복을 경고해 왔다”며 “이번 공격으로 우리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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