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국경론’에 성난 이스라엘-유대계 달래기 나서
AIPAC 총회 기조연설 “평화협상 시발점” 원칙 고수… “방위공약은 확고” 적극 해명
22일 오전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대계 미국인들의 전국 시민단체 총연합의 성격을 갖는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19일 새로운 중동정책 연설에서 “1967년 6월 4일 이전의 국경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같은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만 유대인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스라엘에 대한 방위공약은 ‘강철 같은 것(ironclad)’이라고 했다. ‘1967년 국경론’ 발언 역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978년 국경선을 생각해 보자는 19일의 연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의 출발점으로 항상 거론돼 오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제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당시 존재했던 것과는 다른 국경을 설정하기 위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그럼으로써 과거 44년간 일어난 변화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20일 백악관 정상회담 때 한껏 날을 세웠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은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23일 AIPAC에서의 강연과 24일 미 의회연설을 앞두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해온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평화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공동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2012년 재선 도전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중동 평화협상 돌파구 마련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중동지역 최대의 우방국인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흔들릴 경우 정치적인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달래면서도 “실질적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은 상호합의에 바탕을 둔 영토 교환”이라며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1967년 국경선 제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호소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프랑스 정부는 벌써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적극적인 찬성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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