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과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이나 국정 운영사항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일성록(日省錄)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어 한국의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가 제출한 안건을 심의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등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ICA 회의 결과를 25일 공식 발표한다.
IAC의 등재 권고 결정이 나오면 사무총장이 통상 2~3개월 이내에 최종 확정하게 되지만 유네스코에서는 IAC 등재 권고 결정이 나면 등재가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IAC는 지난해 3월 관련 자료들이 제출된 이후 소위원회를 구성해 등재 여건 등을 심사해왔다.
'5·18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는 정부기관 자료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자료, 시민 성명서, 사진·필름, 피해자 병원 치료기록, 국회 자료, 국가 보상 자료, 미국 비밀 해제 문서 등 5·18 전개 과정과 흐름을 보여주는 방대한 자료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국내 일부 우익단체가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반대 청원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으나, 김황식 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한 "이미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것인 만큼 그런(우익단체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IAC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IAC는 이와 함께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이나 국정의 제반 운영 사항을 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인 일성록에 대해서도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 국보 153호이기도 한 일성록은 조선후기에 국왕의 동정과 국정의 제반 운영사항을 매일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 자료로, 1760년(영조 36) 이후 1910년(융희 4)까지 151년치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으로, 총 2329책 전체가 온전하며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보관 중이다. 정조가 세손 시절에 쓰기 시작한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에 뿌리를 둔 일성록은 정조 즉위 이후에는 국가의 공식기록으로 편입됐다.
문화재청은 일성록이 단순한 조선후기의 역사 기록물에 그치지 않고 18~20세기 동·서양의 정치·문화 교류의 구체적 실상과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을 담은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일국사(一國史)를 넘어서는 세계적 중요성을 지닌 점이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한국은 9개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997년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이 처음으로 등재된 이래 2001년 승정원일기와 직지심체요절, 2007년 조선왕조 의궤와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에 이어 2009년에는 동의보감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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