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2, 3호기에서도 연료봉이 거의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했다고 24일 뒤늦게 인정했다. 도쿄전력은 이에 앞선 15일 1호기의 멜트다운을 발표했다. 지진 당시 가동 중이던 원자로 3기 모두 냉각기능을 잃고 압력용기 내 온도가 급상승해 연료봉이 손상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3호기와 2호기는 지진 발생 후 각각 60시간과 101시간 만에 멜트다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진 발생 15시간 만에 연료봉이 모두 녹은 1호기와 달리 2, 3호기는 한동안 긴급냉각장치가 작동했지만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연료봉이 모두 녹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멜트다운 가능성을 부정해온 도쿄전력이 뒤늦게 사실을 인정한 데 대해 “사고 원인 파악보다 사태 확산을 막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일본 내에서는 “사태를 숨기고 과소평가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2, 3호기의 손상된 압력용기로부터 고농도 오염수가 계속 새어 나와 바다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폐기물집중처리시설로 옮기고 있지만 오염수 수위는 전혀 줄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집중처리시설 용량도 2, 3일 내에 한계에 이르러 원자로 안정화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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