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수민족 몽골족의 자치구인 네이멍구(內蒙古)에서 5월 중순부터 몽골족의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몽골족은 소수민족 중 한족과의 갈등이 깊지 않았던 민족이다. 이번 시위는 한족과 55개 소수민족 간의 조화와 협력이 중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 네이멍구와 신장, 티베트의 같고도 다른 점
중국에서 소수민족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주요 지역은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면적이 1, 2, 3위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 네이멍구 등 3곳이다. 한족과의 민족갈등, 차별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사태의 전개과정과 배경에서 차이가 있다.
2009년 7월 신장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위구르족들이 한족을 무차별 공격하는 유혈폭동이 발생했다. 이 사태로 192명이 숨지고 1721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부분 무고한 사람들이었다.
우루무치 사태는 중국 소수민족 문제의 극단을 보여줬다. 겉보기엔 한족과 위구르족은 함께 평화롭게 산 것처럼 보이지만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동쪽으로 수천 km 떨어진 광둥(廣東) 성에 일하러 간 위구르족 젊은이들이 한족에게 습격당해 숨졌다는 유언비어가 도화선이었다. ‘한족이 조상의 터전에 침입해 경제적 혜택을 독점하면서 주인인 위구르족을 차별한다’는 ‘화약고’에 불이 붙자 무차별적 살육이 벌어졌다.
2008년 3월 티베트에서 발생한 유혈폭동은 조직적으로 독립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우루무치 사태와 다르다. 승려들이 주도해 티베트의 중심도시 라싸(拉薩)에서 분리독립 시위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무력 진압하면서 유혈충돌로 확대됐다. 이 사태로 18명이 숨지고 382명이 부상했다. 이번 네이멍구 사태는 한 유목민의 억울한 죽음이 도화선이 됐다. 현재까지 한족을 공격하는 등의 민족 간 갈등을 불러오는 사건이나 시위 조직은 생기지 않았다. ○ 자치구 핵심 요직은 한족 차지
중국은 인구의 다수(91.52%)를 차지하는 한족과 나머지(8.48%)를 차지하는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인구는 적지만 소수민족이 사는 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64%에 이르며 이 지역에는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소수민족들은 중국 중앙세력의 팽창과 수축에 따라 독립적인 지위를 누리거나 혹은 예속돼 왔다. 중국 공산당은 건국 이후 소수민족 지역에 군대를 보내 강제 병합했다.
현재 중국은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소수민족 자녀에게는 대학에 들어갈 때 우대점수를 준다. 한족에게 엄격한 ‘1가구 1자녀 정책(계획생육)’도 소수민족은 예외다. 범죄를 처리할 때도 체포와 사형은 가급적 줄이고 관용을 먼저 베푼다는 ‘량사오이콴(兩少一寬)’ 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수민족이 중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소수민족이 느끼는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은 뿌리가 깊다.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소수민족 출신은 한 사람도 없다. 또 소수민족 자치지역 행정기관에는 소수민족 임용 할당비율이 있지만 핵심 요직은 대부분 한족이 독점한다. 또 경제적 이익 역시 한족이 더 큰 몫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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