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의 공격을 받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69·사진)이 당초 알려진 것처럼 경미한 부상이 아니라 심각한 중상을 입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미국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살레 대통령이 신체의 40%에 화상을 입었고 기흉(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는 질환)을 앓고 있다”고 7일 전했다. 또 다른 관료는 “경미한 부상이 아니다. 그는 심하게 다쳤다”며 “예멘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언제 귀국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멘 정부는 대외적으로 살레 대통령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다.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이 5일 “그는 뇌수술을 받고 있다”고 밝히자 살레 대통령이 속한 당의 대변인은 즉각 “수술이 아닌 단순한 검진”이라고 반박했다. 6일 밤 사우디 국영 텔레비전은 “살레 대통령이 사우디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회복되면 예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은 3일 수도 사나에 있는 대통령궁 내 사원에서 하시드 부족의 포격을 받아 흉부 및 목에 부상을 입고 현재 사우디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7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즉각적인 권력이양만이 예멘 국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며 “예멘 헌법에도 명시돼 있듯이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비폭력 이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테러 정보 수집과 대테러정책을 위해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AP)가 있는 예멘 정부와 협력해 왔다. 이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정상도 휴전과 살레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촉구했다.
한편 살레 대통령의 공백을 틈타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6일 남부 타이즈에서는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이 살레 대통령 퇴진 시위 발발 이후 가장 격렬한 접전을 벌였다고 CNN이 전했다. 또 남부 진지바에서는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 요원들과 정부군 간에 격전이 벌어져 15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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