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음란행각 “내 잘못”… 美 7선의원 ‘트위터 외설사진’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사퇴는 거부… 민주당, 윤리위 소집

“그 사진은 나였고 내가 보낸 것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을 했고 후회 막심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6일 미국 뉴욕에서 수백 명의 기자 앞에서 공개사과를 한 사람은 민주당 소속의 7선 하원의원인 앤서니 위너(46·사진). ‘그 사진’이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보낸 팬티 차림의 하반신 모습을 담은 사진 등 젊은 여성들에게 보낸 외설적인 사진이었다.

지난달 말 한 인터넷 사이트에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된 직후 위너 의원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위너’의 사진이 ‘위너’에 의해 공개됐다”며 “나 자신도 당혹스럽다. 내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했다. 황당하다는 모습으로 당시 워싱턴 의사당에 모습을 드러낸 위너 의원은 “변호사와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애틀에 사는 한 여대생에게 보낸 사진은 사각팬티를 입은 채 팬티 가운데 부분이 불룩 솟은 모습을 ‘클로즈업’한 모습이 담겼다. 텍사스 주에 사는 미혼모인 미건 브루서드 씨(26)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위너 의원과 나눈 트위터 대화 내용과 직설적인 사진도 공개했다. 브루서드 씨는 “진짜 위너 의원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고 하니까 그는 자신의 부인 및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담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브루서드 씨는 “온라인 대화 내용은 대부분 성적인 유혹이었고 남성 심벌을 찍은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위너 의원은 문제가 터진 뒤 곧장 시인하지 않은 데 대해 “당황해서 거짓말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위너 의원은 “3년 동안 6명의 여성과 ‘부적절한’ 대화를 했다”며 자신의 잘못과 거짓말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지만, 사퇴는 거부했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며 “결혼생활 외에는 성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욕의 퀸스와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둔 위너 의원은 1998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7선에 성공했으며, 뉴욕시장 후보감으로도 거론돼 온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보좌관이던 후마 아베딘과 지난해 7월 결혼했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결혼식 주례를 섰다. 민주당은 즉각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매우 실망스럽고 서글프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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