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무력시위 ‘일촉즉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6일 03시 00분


베트남, 32년만에 징병령… 中 최대 순시선 급파
美-베트남 내달 군사훈련… 中 “美, 개입 말라” 경고

베트남이 1979년 2월 중국과의 전쟁 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징병령을 발동했다.

중국은 15일 최대 규모 해양 순시선인 3000t급의 ‘하이쉰(海巡)31’을 남중국해에 파견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정면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979년 1개월여에 걸친 ‘중월 전쟁’에서는 양측에서 사망 약 5만 명, 부상 약 3만3000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 해군이 혼옹 섬에서 실탄훈련을 벌인 13일 국방부가 보고한 징병령에 서명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15일 보도했다. 8월 1일부터 발효하는 징병령의 주요 내용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누가 징병 대상이고 누가 제외되는지를 밝히는 것.

베트남 총리의 징병령 서명은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서 지나치게 약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국내 강경파가 분노하고 있는 것을 가라앉히고 중국에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영토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밍보는 분석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이 이달 말 필리핀과 연합 훈련을 벌이는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베트남과 해군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겨냥해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남중국해 분쟁은 일부 국가가 일방적으로 행동을 취해 중국의 주권과 해양 이익을 침해하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퍼뜨리면서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짐 웹 미국 상원의원의 주장이 무책임하다면서 답변한 내용이다.

15일 광둥(廣東) 성 가오란(高欄) 섬을 출발한 하이쉰31은 처음 국외로 파견되는 것으로 싱가포르 방문이 주목적이지만 남중국해를 순시하며 ‘항해 중 중국 영해에서 외국 선박의 통항 정박 작업 등도 점검한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12일과 13일 남중국해에서 헬기 2대가 출동해 공수부대 낙하산 훈련을 실시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14일 전했다. 대만도 이달 말 군함과 대형 해양순시선 등이 참가한 가운데 ‘푸른 바다(碧海)’라는 이름의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원후이보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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