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의 의료기구 영업사원인 브라이언 헬먼 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대철러 파티(dachelor party)’에 참석했다. 참석자는 모두 기혼 남성으로 파티의 주제는 ‘부인의 출산에 어떻게 잘 준비할까’였다. 부인의 출산을 앞둔 헬먼 씨는 친구들로부터 곧 아버지가 되는 것을 축하받고 육아법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대철러 파티가 자녀 양육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아버지의 역할을 보여주는 새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최근 1, 2년 사이 부쩍 늘어난 대철러 파티는 과거 자녀 양육에서 방관자이거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아버지가 적극적인 참가자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벤트다. 결혼을 앞둔 남성들이 미혼생활의 종말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는 자리가 ‘배철러 파티(bachelor party)’였다면 대철러 파티는 출산을 앞둔 남성들이 모여 앞으로 달라질 가족관계의 변화와 자녀 양육을 축하하는 자리이다. 배철러 파티의 ‘아빠(daddy) 버전’인 셈.
대부분의 배철러 파티에서 시끌벅적한 술판이 벌어지는 것과는 달리 대철러 파티는 건전하게 진행된다. 축하 선물로 기저귀와 우윳병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회학자들은 과거 남성들이 자녀 양육을 속박으로 봤다면 이제는 이를 축하하고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출산 전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대디문(daddymoon)’도 늘고 있다. 가족관계연구소인 미국결혼계획(NMP)의 브라이언 윌콕스 소장은 “대철러 파티와 대디문은 미국의 달라지는 육아 풍속도를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1950년대 자녀 양육의 의무를 모두 여성이 짊어졌던 것과 달리 지금은 동등한 의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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