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休休토일… 日 車업계 ‘휴무 파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전력수요 분산 위해 시행… 올여름 폭염 예상돼 비상
열사병 벌써 4명 희생

‘월 화 수 休 休 토 일.’

일본 자동차업계의 ‘주말 파괴’가 시작됐다. 혼다와 닛산은 6월 30일부터 목 금요일에 쉬고 그 대신 토 일요일에 일을 하는 ‘목금 휴무제’를 도입했다. 도요타는 1일부터 시작한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의 여파로 여름철 전력부족 사태가 예상되자 최대수요전력(피크전력)의 15%를 줄이도록 한 ‘전력사용 제한령’이 1일부터 실시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에서 전력사용 제한령이 내려진 것은 제1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4년 이후 37년 만이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서둘러 목금 휴무제를 도입한 것은 부품공급업체 등 연관 산업이 많아 전력분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주중 전력 사용을 주말로 돌림으로써 사회 전체의 최대전력수요를 분산하자는 것. 도요타 혼다 닛산 등 13개 완성차업체와 440개 부품업체에서 총 80만 명이 참여하기 때문에 평일 전력 사용에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대기업인 NTT도코모와 히타치제작소도 사업 부문별로 평일 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평일휴무제 도입에 따라 일본인의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혼다는 주말에 사원들의 자녀를 맡아줄 탁아소와 계약을 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기관도 요일별 편수를 조정했다.

도쿄전력 등 전력당국은 올여름 평균기온을 웃도는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6월 29일에는 때 이른 불볕더위가 몰아닥쳐 전국에서 열사병으로 4명이 숨지고 118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전국 관측소 920곳 중 511곳에서 30도를 넘었고 이 가운데 도쿄를 비롯한 74곳이 35도를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도쿄에서 6월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은 것은 1875년 기온 관측 이래 세 번째다. 이에 따라 29일 도쿄전력 관할 구역 내 전력수요가 4570만 kW까지 치솟아 공급능력(4900만 kW)의 93%에 육박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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