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중증 장애인이 로봇의 힘을 빌려 프랑스의 바위산에 오르는 모험에 도전한다. 올해 49세인 우치다 세이지(內田聖二) 씨는 28년 전 자동차 사고로 하체와 한쪽 팔을 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불편’에 굴하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장애인 모험가다.
2일 AFP통신에 따르면 우치다 씨는 새로운 모험지로 프랑스의 세계문화유산인 ‘몽생미셸’ 수도원을 택했다. 노르망디 지방의 바위섬에서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험한 여정이다. 장애인이 로봇 기술의 힘을 빌려 자유롭게 외국 명소를 찾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
우치다 씨의 등반을 도울 로봇은 일본 쓰쿠바(筑波)대 연구진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보조 수족(HAL·Hybrid Assistive Limb)’ 장비다. 이 장비는 옷처럼 입는 슈트형 로봇으로 뇌에서 나오는 전자신호를 읽어 근력 등 신체기능을 증폭시킨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근육을 움직이려고 할 때는 뇌에서 근육에 신경신호를 보내는데 이때 미약한 전자파가 피부표면에 나타난다. HAL은 이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센서를 피부에 부착해 운동신경을 제어하고 근육과 관절을 움직이게 해준다. HAL 제조업체인 사이버다인사에 따르면 HAL을 팔에 끼우면 한 팔로 들 수 있는 무게가 70kg까지 늘어난다. 이 로봇은 이미 시판 중이다.
우치다 씨는 2006년에도 이 로봇의 힘을 빌려 해발 4000m가 넘는 스위스 알프스산 등반에 도전했으나 당시에는 로봇의 완성도가 떨어져 실패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몽생미셸 등반을 위해 HAL의 안정성을 크게 강화했다. 사용자의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기능에 집중해 80kg 무게의 짐을 지고도 장시간 행군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다만 우치다 씨는 이번 등정에서 로봇슈트를 입은 자원봉사자의 등에 업혀 올라야 한다. 우치다 씨가 직접 로봇슈트를 착용하고 오르려면 기술적으로 좀 더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1일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프랑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지금은 비록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언제가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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