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고발동기’ 공방… “성접촉 후 돈 못받자 보복 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美紙 “여종업원 매춘전력 잦아”… 검찰 “합의관계 증거 발견 안돼”‘스트로스칸 정계복귀’ 관련… 佛국민 49% “찬성” 45% “반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호텔 여종업원의 의심스러운 배경과 거짓 진술로 사건이 반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그런 신고를 한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3일 그 여성은 스트로스칸으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오럴섹스를 해줬는데 그가 돈을 주지 않자 분개해서 경찰에 “오럴섹스를 강요당했으며, 그가 가슴과 성기를 폭력적으로 만졌다”고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상대한 남자(스트로스칸)가 VIP 지위를 가진 고객임을 알고 있었으며 성적서비스를 제공한 데 대해 당연히 돈이 지불될 것으로 여겼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또 32세의 이 여성이 그동안 호텔에서 자주 고객들과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트로스칸 측 벤저민 브래프먼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두 사람 사이에 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스트로스칸 측은 애초부터 두 사람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지만 이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도 호텔 여종업원과 스트로스칸이 사전에 미리 (거래) 약속을 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졌다는 정황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은 현재 검찰이 기소 철회를 포함해 몇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반전을 맞게 되면서 프랑스 국민들은 미 사법 당국에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는 등 반미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4일 미 검찰이 스트로스칸을 성급하게 기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프랑스 사회가 미 검찰을 향해 ‘살인자’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가며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프랑스 관계를 연구해온 분석가 도미니크 모이지 씨는 “스트로스칸 사건의 반전은 프랑스 내에 잠재해 있던 반미 감정을 수면 위로 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스트로스칸 정계 복귀와 관련해 프랑스 내 찬반 논란도 뜨겁다. 프랑스 유력지 르파리지앵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트로스칸 총재의 유·무죄를 미리 판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젠가는 프랑스 정치무대에 다시 돌아오길 원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 49%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또 45%가 ‘반대’ 의견을 밝혀 프랑스 국민의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프랑스 앵커 출신 작가인 트리스탄 바농 씨(31) 측이 4일 성폭행 미수 혐의로 스트로스칸을 고소하겠다고 밝혀 프랑스에서도 법정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농 씨의 변호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5일 중 파리에서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농 씨는 2002년 인터뷰를 위해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만났다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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