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던디 소재 제임스허턴 연구소는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진이 감자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해 과학전문지 네이처 10일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게놈지도 완성은 감자의 설계도를 손에 넣었다는 뜻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연구진의 최대 성과는 식물이 말라 죽는 마름병 등에 저항력을 갖춘 유전자 800개 이상을 찾아낸 것이다.
이언 고든 연구소 소장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감자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완전히 해독돼 육종업자들이 영양가가 풍부하고 병충해 저항력이 강한 다양한 품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자 게놈지도 완성이 급증하는 인류를 먹여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쁜 기상조건에서도 수확이 가능해 흉년을 버티게 하는 대표적 구황식물인 감자의 품종이 개량되면 제3세계의 식량난이 획기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독된 염기서열을 완전히 분석해 품종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이 수확량과 색깔, 전분 함량과 맛 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특성을 확인한 뒤 이를 활용해 품종 개량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 성과를 당장의 식량난 해법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000년 전 남미에서 처음 심기 시작한 감자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재배된다. 전 세계 생산량이 한 해 3억3000만 t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다른 곡물 가격이 두 배로 오를 때도 변함없는 가격 안정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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