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패네타 신임 미국 국방장관(73·사진)이 전임 로버트 게이츠 장관과는 180도 다른 발언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신중하고 사려 깊은 게이츠 전 장관과는 달리 솔직하고 화통한 발언으로 폐쇄적인 국방부 문화에 일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호평도 듣지만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부를 수도 있어 보좌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의 가벼운 입은 최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방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9일 바그다드에서 장병들에게 28분간 연설하는 동안 ‘제기랄(damn, hell)’ 등의 비속어를 16번이나 사용했다. 예를 들어 “이 빌어먹을 나라는 자원이 더럽게도 많아(This damned country has a hell of a lot of resources)”라고 말했다. 해외 방문 시 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게이츠 전 장관과는 달리 기자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군 병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많이 침투했고 이라크에도 수많은 거점을 두고 있으며 예멘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카불 미군기지에서 “2014년에는 7만 명의 미군이 아프간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2014년까지 아프간 철군을 완료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좌관들은 “2012년을 2014년이라고 잘못 말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CIA 국장으로 2년 반 재직하는 동안 극도로 말을 아꼈던 패네타 장관이 국방부 수장으로 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말하기 좋아하는 본래의 스타일을 회복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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