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서 13일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7명이 죽고 130여 명이 다쳤으나 인도 정부는 아직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뭄바이에서 테러로 희생된 사람만 약 700명. 2006년에는 통근열차 연쇄 폭탄테러로 약 200명이 사망했고, 2008년에는 호텔 등의 테러 공격으로 166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쟁터도 아닌 국제도시 뭄바이에서 이처럼 대형 테러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뭄바이가 2000만 명이 모여 사는 거대도시인 데다 인도 경제를 상징하는 곳이라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BBC는 14일 “뭄바이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종교 갈등과 빈부 격차, 공권력 부패로 ‘무법천지’의 도시가 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뭄바이의 문제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극단주의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사원을 파괴하면서 양측 간의 폭동과 보복공격이 잇따라 그 이듬해까지 1100여 명이 희생됐다. 당시 인도 정부는 폭탄 공격에 가담한 무슬림 교도만 잡아들여 종교 갈등이 고착화되는 빌미를 줬다.
극심한 빈부 격차도 도시 불안을 심화시킨 요인이다. 또 부패와 탐욕에 빠진 정치인, 경찰,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사실상 도시를 지배하고 있으며, 전사자 부인에게 할당된 아파트는 정치인이나 퇴역군인들에게 특혜 분양되고 있다고 BBC는 꼬집었다. BBC는 “이 도시는 여러 면에서 디스토피아에 가깝다”며 “미국의 부유한 맨해튼과 1920년대 무법도시 시카고, 영화 배트맨의 악명 높은 도시 고담을 합쳐놓은 이미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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