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주 미들타운에서 통신회사 버라이전에 근무하는 크리스천 로페즈 씨(23·사진)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청년이었다. 여자친구가 있으며 대학 때 융자받은 학자금 빚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 같은 세상사는 청년의 삶을 행운과 불운 사이에서 정신없이 오가게 만들었다. 로페즈 씨는 9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야구를 관람하던 중 양키스의 데릭 지터가 친 홈런 공을 잡았다. 3000번째 안타를 기록한 기념비적인 공이었다. 3000안타는 메이저리그 통산 28번째의 대기록이다.
하지만 로페즈 씨는 이 공을 자신이 갖지 않고 양키스 구단을 통해 지터에게 돌려줬다. 사람들은 공을 되돌려준 로페즈 씨의 선택을 칭찬했지만 공을 팔지 않은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NBC방송은 공이 최소 3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터와 양키스는 감사의 뜻으로 지터의 사인이 있는 방망이와 공, 점퍼 등과 함께 올 시즌 양키스의 남은 경기를 볼 수 있는 입장권을 선물했다. 뉴욕타임스는 지터와 양키스의 선물 가치가 10만 달러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그러자 미 국세청(IRS)은 양키스의 선물이 복권 당첨금과 비슷하다며 세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대학 때 받은 융자금 가운데 아직 갚지 못한 돈이 10만 달러 이상이나 되는 로페즈 씨는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다시 반전이 이뤄졌다. 로페즈 씨의 미담에 감동받은 스포츠용품회사 최고경영자인 미첼 모델 씨와 기념품회사 최고경영자인 브랜던 스타이너 씨가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로페즈 씨에게 2만5000달러씩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모델 씨는 또 다음 주 자신의 매장에서 팔리는 양키스 제품 수익금 가운데 5%를 로페즈 씨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모델 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2009년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로페즈 씨에게 선물했다. 이 우승반지의 가치는 4만 달러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매장에서 스포츠용품을 살 경우 평생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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