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한국전 정전 58주년을 앞두고 워싱턴 시내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에 대형 추모벽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 기념공원 외곽을 두르는 대형 유리로 만들어질 추모벽에는 미군 전사자 명단, 그리고 당시 사망한 카투사(KATUSA) 병사 명단, 한국군과 카투사에 대한 추모글 및 유엔군에 대한 추모글을 담을 예정이다.
미 하원 랠프 홀 의원(공화·텍사스) 등 5명은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 3만3000여 명의 이름을 모두 새겨 넣은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15일 발의했다. 샘 존슨(공화·텍사스) 하워드 코블(공화·노스캐롤라이나) 존 코니어스(민주·미시간) 존 딘절(민주·미시간) 의원 등이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홀 의원은 제안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벌어진 한국전은 종종 ‘잊혀진 전쟁’으로 불린다”며 “그러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희생이 잊혀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가 법안을 제안한 것은 한국전 참전용사로 한국전 기념공원에 세워진 미군 병사들의 조각상 중 한 모델인 빌 웨버 미 육군 대령(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이 최근 직접 의회를 찾아 건립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웨버 회장은 “참전용사들이 고령으로 숨져가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죽기 전에 전사한 동료들의 이름이 새겨지는 추모벽이 건립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 건립 기금은 민간 기부로 조달할 계획이다.
1995년 7월 27일 한국전 정전 42주년에 공식 제막식을 갖고 개장한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는 19명의 병사를 형상화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지만 인근에 위치한 베트남전기념공원에는 5만8175명의 전사자 이름이 모두 새겨진 기념탑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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