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최남단 허톈(和田) 시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유혈 충돌로 촉발된 위구르족 사태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소수민족 자치구에 대한 대대적 개발정책과 각종 보안조치 강화라는 중국 중앙정부의 강온 양면책이 일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위구르족이 한족을 습격해 197명이 사망하고 1700여 명이 다쳐 민족 간 갈등의 골이 깊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는 정부의 지원금이 풀린 덕에 18일 사건과 관련한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20일 우루무치의 한 교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경기가 크게 살아나 있다”며 “허톈 사건이 발생했어도 공안이 눈에 잘 안 띌 정도로 평온하다”고 말했다. 우루무치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 평균 9.7%를 훨씬 웃도는 14.6%에 이르렀다.
여기에 우루무치는 당국이 시민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는 ‘빅브러더’ 사회다. 2009년 소요 이후 당국은 각급 학교, 공공시설, 버스 등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 시사문제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우루무치에 약 4만 대의 CCTV가 설치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상주인구 310만 명의 도시에 78명당 1대꼴로 당국의 ‘눈’이 설치돼 있는 것이다. 우루무치의 사회안전 관련 예산은 유혈사태 이후 100% 늘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다른 도시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번 허톈 시의 ‘파출소 습격사건’에서 ‘폭도’ 1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사건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2008년 민족 갈등이 폭발한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수년간 티베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국 평균의 2배가 넘는 19.8%에 이른다.
최근 티베트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티베트인 학생들의 대학 진학 우대 등 풍성한 선물 보따리를 풀면서 매서운 경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19일 티베트의 수도 라싸(拉薩)에서 가진 연설에서 “티베트의 안정을 해치고 조국통일을 위협하는 기도를 철저히 분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족소요가 발생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5월 중순 시위사태가 발생한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몽골족 동요가 그 후 잠잠해진 것도 통제와 보상을 병행하는 중국 당국의 철저한 대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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