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외교 34세 여인 손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첫 여성 외교장관에 카르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미국과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사상 첫 여성 외교장관이 탄생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19일 “히나 라바니 카르 외교차관(34·사진)이 공석이던 외교장관에 공식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샤 마흐무드 쿠레시 전 장관이 2월 미국과의 외교 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5개월간 비어 있었다.

카르 신임장관은 파키스탄 첫 여성 외교장관이자 내각 역사상 최연소 장관이다. 펀자브 지역의 정치인 집안에서 태어난 카르 장관은 24세 때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펀자브 지역 국회의원이 된 그는 의회와 내각에서 주로 경제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그의 취임은 우리도 여성이 정계 요직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청신호”라며 “파키스탄 외교의 ‘부드러운 이미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축하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코앞에 닥친 현안이 많아 취임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다”고 평했다. 당장 21일부터 3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최근 미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 미국과 중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을 만나야 한다. 또 26일엔 ‘앙숙’인 인도의 뉴델리로 건너가 S M 크리슈나 외교장관과 국경분쟁 등을 놓고 평화회담을 한다. 파키스탄 언론조차 “경륜도 짧은 신임 장관에겐 벅찬 사안들”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AFP통신은 “대통령과 총리가 외교정책을 장악하려 ‘만만한’ 인물을 골랐다는 평도 있다”고 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