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관계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밀수왕’ 라이창싱(賴昌星·사진) 전 위안화그룹 회장이 12년 만에 캐나다에서 본국으로 송환된다.
캐나다 연방법원은 21일 라이 전 회장을 중국으로 송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농민 출신인 라이 전 회장은 1994년 조직폭력배를 모아 위안화그룹을 설립한 뒤 5년간 원유와 자동차 등 530억 위안(약 8조6400억 원)어치를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이 추산한 포탈 세액은 300억 위안(약 4조9000억 원)이다. 라이 전 회장 사건은 2년간 800여 명이 검찰에 불려가고 14명이 사형을 선고받는 등 중국 최대 경제 범죄로 기록됐다. 하지만 라이 전 회장이 조사가 시작된 1999년 캐나다로 도주하는 바람에 수사가 종료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신병 인도를 요청했지만 캐나다 측은 사형집행이 예상되는 범죄인의 송환을 금지하고 있는 캐나다 국내법을 들어 거부했다. 이에 중국은 사형 처분을 내리지 않겠다고 해 캐나다의 협조를 이끌어 냈다.
라이 전 회장은 2006년 캐나다에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의 친분을 시인해 당시 사건에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돼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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