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공격과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92명이 희생된 비극에 노르웨이 전체가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참극이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난 24일 노르웨이 전역에는 조기가 걸렸고 성당과 교회 곳곳에는 추모객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청사 폭탄공격 현장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오슬로 대성당 앞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성당 앞 공간에는 노르웨이 국기를 중심으로 둘레에 꽃다발 수천개가 놓였으며 추모객들은 촛불을 들고 기도를 올리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가족과 친구 품에 안겨 흐느끼는 이들도 보였다.
노르웨이 왕가 인사들도 이곳을 찾아 추모하고 촛불을 켰다. 성당 안에도 추모 촛불 수백개가 켜져 있었다.
교회 측은 매시간 약 400명의 추모객이 몰리고 있다며 이날 특별히 늦게까지 예배당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근처에는 중무장한 군인들이 추모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는 평온하고 안전한 오슬로에서 전에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라고 추모객들이 전했다.
현지인들은 노르웨이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한 때 평화를 상징하는 국가로서 노르웨이의 자부심이 산산이 깨졌다는 안타까움도 확산되고 있다.
남자친구와 함께 성당을 찾은 린 엘레세 아문센(24) 씨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며 "이건 전혀 노르웨이답지 않은 일이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그간 노르웨이는 낮은 범죄율을 자랑거리로 여겼지만 이번 사건으로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안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슬로에서는 장관들이 전차를 타거나 걸어 돌아다니는 일이 흔했지만 앞으로는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오슬로에서 웨이터로 일한다는 아드리안 히노조사 할라우르(24) 씨도 "전에는 오슬로에서 군인을 볼 일이 없었다"며 "이제 누가 안전하다고 느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개방과 관용, 자율로 유명한 노르웨이 사회가 이번 테러를 계기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치권은 '열린 사회' 등 노르웨이의 핵심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지난 22일 "노르웨이는 열린 사회, 안전한 사회, 두려움 없이 정치적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사회로 통한다"며 "오늘 우리는 그런 사회를 흔들려는 공격에 직면했고,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3대 일간지인 닥블라데(Dagbldet)는 사설에서 "우리는 어제(22일) 몇시간 동안 노르웨이가 완전히 점령된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제 우리는 9.11 테러 이후 미국과 같은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스페인과 영국이 각각 2004년과 2005년의 테러 이후 어떻게 자유를 되찾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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