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범, 집요하게 총기 밀수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5일 20시 22분


노르웨이 테러 사건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이 총기 해외 밀수를 시도하고 수년 전부터 총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총기를 입수하기 위해 집요하게 시도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레이빅은 작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AK-47 자동소총과 글록(Glock) 9㎜ 권총을 불법 구입, 노르웨이 국내에 밀반입하려 시도했다.

브레이빅은 이를 위해 승용차 좌석 속에 총기를 숨겨 몰래 들어오는 계획까지 마련했으나, 체코 암시장에서 이들 총기를 구입하지 못해 그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는 국내에서 합법적 방법으로 무기를 구매하려 시도했고, 결국 작년 10~11월 1천4백유로(약 210만원) 상당의 '루거 미니 14' 반자동 소총 구입 허가를 받았다.

브레이빅이 구입 허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총기 사용자 모임인 '오슬로 권총클럽'에 가입돼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브레이빅은 "글록 권총을 합법적으로 소유할 기회를 높이려고 2005년 클럽에 가입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선언문'에서 언급했다.

특히 "나는 (총기구매) 신청서에 (총기구매 목적을) '사슴 사냥'이라고 썼지만 '마르크스주의자·다문화주의자의 반응을 보기 위해 그들을 처형하는 것'이라고 쓰고 싶은 욕망에 시달렸다"고 구입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브레이빅은 이후 미국 쪽 공급업자로부터 루거 권총 소음기와 탄창 30개를 샀다.

또 오슬로 피스톨 클럽에서 15차례 훈련을 받은 끝에 사건 6개월 전인 지난 1월중순 글록 16 권총의 구매허가를 받기도 했으며, 밀반입 시도 이전부터 '베넬리 노바' 산탄총도 보유하고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사냥을 일종의 스포츠로 간주하는 노르웨이에서는 인구의 약 10분의 1인 43만9천만명이 정부의 사냥 허가증을 갖고 있으며, 만 18세 이상이면 총기 소유 자격을 획득한 뒤 간단한 등록을 거쳐 소총을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동화기 등 더 강력한 총기나 권총의 구매·소지 규제는 더욱 엄격하다고 FT는 덧붙였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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