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사건’ 호텔 여종업원 美언론과 첫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돈-권력이 전부가 아닌 걸 보여주고 싶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 같았습니다. 그일 이후 사람들은 나를 매춘부라고 부릅니다. 그가 감옥에 갔으면 좋겠어요. 돈과 권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가난하지만 선합니다. 돈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5월 14일 뉴욕 소피텔호텔에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호텔 청소부 나피사투 디알로 씨(32)가 처음으로 미국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디알로 씨는 25일자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3시간 이상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언급하면서 자신이 진실 편에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기니 출신인 그는 남편과 사별한 뒤 더 나은 삶을 찾아 2003년 미국으로 왔다. 매일 객실 14개를 청소하면서 시간당 25달러의 급료와 팁을 받는 청소부로 일했다.

룸서비스 웨이터로부터 방이 비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최고급 스위트룸인 2806호에 들어간 그녀는 “거실에 들어서 침실로 향하는 순간 갑자기 백발의 남성이 벌거벗은 채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당황한 디알로 씨는 “아이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방에서 나가려고 했으나 남자는 “미안해할 필요 없다”며 미친 사람처럼 달려들며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선생님, 이러지 마세요. 직장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저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스트로스칸은 디알로 씨를 침실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했지만 완강히 저항하자 다시 화장실로 끌고 갔다.

스트로스칸은 디알로 씨를 화장실 벽에 밀어붙여 무릎을 꿇린 뒤 양손으로 머리를 잡고 오럴섹스를 강요했으며 사정까지 했다는 것이다. 객실을 뛰쳐나온 디알로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복도를 향해 뛰었다. 너무 놀랐고 겁이 났다. 하지만 난 직장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뉴스위크에 밝혔다. 디알로 씨는 “그 남자가 말쑥하게 차려입고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로 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 모든 일은 불과 15분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성폭행당한 후 다시 그의 방에 들어간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래도 그의 방을 청소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건 후 친구와 전화통화에서 “걱정 마. 그는 돈이 많은 사람이야. 나는 지금 상황 파악을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모국어로 대화한 것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일부만 인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디알로 씨의 인터뷰에 대해 스트로스칸의 변호사인 벤저민 브라프만 씨는 성명을 내고 “검찰이 기소를 포기하려 하자 궁지에 몰린 디알로 씨가 대대적인 미디어 캠페인에 나섰다”며 “꼴사나운 서커스”라고 비난했다. 스트로스칸에 대한 심리는 다음 달 1일에 열린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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