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빈곤의 함정 탈출하자 ‘중진국 함정’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 런민일보 “중국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 집중 분석

고속열차 추돌참사 등 잇따라 터지는 대형 안전사고, 부정부패, 빈부격차 심화….

세계 2위 경제대국의 힘을 과시하던 중국에서 급속도로 이룬 고도성장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중진국 함정’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5일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고 경계하면서 1개면 전면에 걸쳐 이 문제를 다뤘다. 중진국 함정이란 고속 경제발전 과정에서 누적됐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성장이 정체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빈곤의 함정을 성공적으로 탈출한 중국이 맞이한 새로운 도전이다. 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이 4382달러(국제통화기금 통계)로 중진국에 진입하며 각종 모순이 격화되는 등 민감한 시기를 맞고 있다는 게 런민일보의 진단이다.

이 신문은 경제 분야의 문제로 △제조업의 규모는 크지만 강하지 않은 점 △임금이 상승하면서 많은 인구의 이점은 사라지고 있는 점 △지나치게 투자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환경문제가 심각한 점 등을 꼽았다. 사회 분야로는 △소득분배의 불평등으로 커지는 빈부 차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부작용 △계층 고착화로 인한 신분 상승의 기회 축소와 얇은 중산층 등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올라온 것보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것이 더 어렵다고 강조하며 각 문제에 대한 해법도 내놨다. 첫 번째 해법은 경제 발전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노동력과 자본, 에너지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조방(粗放)형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과 혁신 등으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수를 키워 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둘째는 빈부 차 해소. 개혁개방을 이끌어온 ‘선부론(先富論·능력 있는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되는 것)’을 계속 장려하되 ‘공부론(共富論·함께 부자가 되는 것)’을 실현하자고 촉구했다. 임금개혁을 통해 부의 공평한 분배를 유도하고 정부는 사회보장 등에 더 큰 역할을 하라고 지적했다. 또 이익집단의 방해와 부패 및 투기의 만연, 시장의 자원 분배 기능 왜곡 등 중진국 단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시장개혁으로 뛰어넘자고 강조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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