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역에서 물가상승에 항의하고 빈부격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는 6일 경제 수도 텔아비브에서만 28만 명이 참석한 것을 비롯해 예루살렘에서 3만 명 등 3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시위를 벌였다고 7일 보도했다. 이날 텔아비브 시위는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대 규모다. 시위대는 교육, 복지, 주택 부문에 대한 정부의 예산 확충과 간접세를 줄이는 세제 개혁 등을 요구해 왔다. 무엇보다 가파른 집값 폭등에 따른 생활고가 문제다.
이스라엘 집값은 200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35%가 올랐고 월세도 연 10% 상승하는 등 폭등했다. 주요 도시 지역의 아파트 한 채가 50만 달러(약 5억3400만 원)를 넘는 건 예사라는 것. 텔아비브는 방이 2개인 집 월세가 5년 전 1150달러(약 122만 원)에서 현재 1850달러(약 197만 원)까지 올랐다.
이스라엘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은 국가 중 하나였다. 성장률은 증가세였고 실업률도 지난 10년 동안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이런 축제를 즐길 수 없었다는 것. 열심히 일을 했는데도 가난에 허덕이는 워킹푸어(working poor)가 7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시위에 참가한 예루살렘 시민 아낫 벤시몬 씨는 뉴욕타임스에 “국가 안보의 논리 앞에 국민의 행복은 항상 미뤄졌다”며 “그 사이 물가는 계속 올랐고 부(富)는 극소수에 편중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 됐지만 국방비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바람에 실업률 교육불평등 소득격차 등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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