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여사, 연금 주도 대통령 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0일 03시 00분


양측 “미얀마 화합의 계기”… 정부의 과시용 행사일수도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66)가 19일 수도 네피도(랑군에서 5년 전 옮김)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만났다. 수치 여사가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 여사는 정부 초청으로 네피도를 방문해 대통령 궁에서 세인 대통령과 1시간가량 비공개 회담을 가졌으나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대통령 정치 고문인 코코 라잉 씨는 “두 사람의 회동은 국가 화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미얀마 국민 모두 국가화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의 대변인도 “이번 만남은 국가 화합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 대통령은 수치 여사가 지난해 11월 약 15년간의 가택 연금에서 풀려나기 전까지는 군사정권 기구인 ‘준타(JUNTA)’에서 총리 등을 지내 수치 여사를 연금시킨 핵심 인물이었다. 세인 대통령은 올 3월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민선 대통령에 취임했으나 미얀마 정부는 기본 인권과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 등은 여전해 ‘무늬만 민간 정부’라고 국제사회는 비판한다. 그러나 이번 수치 여사와의 면담은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취해온 유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달 14일에는 지난해 가택 연금 해제 이후 처음으로 수치 여사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도시를 벗어나 하루 동안 지지자들과 만남을 갖는 것을 허락했다. 또 유엔 인권 특사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다음 주 미얀마를 방문하도록 허용했으며 카렌족 등 소수민족과의 대화에도 적극 나설 뜻을 비쳤다.

이 같은 미얀마 정부의 유화 움직임에 대해 태국 소재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미얀마 정부가 진정으로 변화를 꾀하려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며 내부의 인권 상황 개선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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