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반카다피군이 21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본거지인 수도 트리폴리에서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BBC 방송은 이날 “반군이 수도로 진격하면서 트리폴리 시내 여러 곳에서 수차례의 폭발음과 총격전 소리가 들렸다”며 “시내 일부 지역에서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에서 시가전이 벌어진 것은 2월 리비아에서 시위가 벌어진 이후 처음이다.
교전은 반군이 트리폴리 서쪽 요충지 자위야를 완전히 점령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벌어졌다. 압둘라 멜리탄 반군 대변인은 이날 “새벽에 반군 거점인 미스라타에서 해로를 이용해 트리폴리로 잠입한 후 트리폴리 내부의 반정부 세력과 합세해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파들랄라 하룬 반군 사령관은 “예인선에 실린 무기들이 19일 밤 트리폴리에 도착해 반군 동조 세력에 전달됐다”며 “트리폴리 작전의 별칭인 ‘인어’ 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압델 하피즈 고가 과도국가위원회(NTC) 부의장은 “트리폴리에서 반군과 사전에 조율한 봉기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카다피 원수는 국영 TV에 생방송된 육성 메시지를 통해 “리비아 국민이 ‘쥐새끼들’을 소탕한 것을 축하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프리 펠트먼 미국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카다피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지금 카다피가 물러나는 것이며 그것이 시민을 보호하는 최선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튀니지 정부는 “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기구”로 공식 인정했다고 밝혔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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