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서방 사퇴요구 일축… “군사개입땐 역풍불것” 역공
사우디서 부상치료 살레도… “귀국해 임기 마칠것” 퇴진거부
‘나 떨고 있니?’
리비아 반카다피군이 21일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사임이 임박하자 시리아 예멘 등 다른 장기 집권자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다피 국가원수는 3월 시위 발생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까지 맞서며 6개월가량 버텼다. 하지만 그의 몰락이 임박하면서 올 1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의 ‘재스민 혁명’ 시위는 다시 한 번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집권자들에게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같은 불안감을 주고 있다.
부자(父子) 세습으로 41년째 장기 통치하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그는 14일 해군 함정까지 동원해 시위대에 함포 사격을 하는 등 학살에 가까운 시위 진압을 벌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엔은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들까지도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21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사임 요청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퇴진 요청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리비아 공습처럼 시리아에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에 대해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그는 “이번 주에 새 정당법을 발표하고 12월에 지방선거, 내년 2월에는 의회를 구성하겠다”고 향후 정치개혁 일정까지 제시했다. 반정부 세력은 평화 시위대에 대해 강경 진압을 자행한 알아사드 대통령은 신뢰를 잃었다면서 인터뷰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리아에서는 3월 중순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22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인권 단체는 추정하고 있다.
33년간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6월 3일 대통령궁에서 터진 폭탄으로 부상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월 말 민주화 시위 발생 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는 4월 말 살레 대통령이 사임하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겨주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은 최근 2013년까지인 합법적 임기를 마치겠다며 사우디에서 귀국할 뜻도 밝혔다. 그러자 예멘 야당 연합체인 공동회합당(JMP)은 17일 국가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자체적으로 대통령과 행정기구를 선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내전으로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예멘 남부 출신의 국가위원회 위원 23명이 위원회 내에서 남북 출신 여부에 따라 차별이 존재한다며 탈퇴를 선언했다고 알자지라가 21일 보도한 것을 감안하면 야권 분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알제리에서는 야당인 문화민주행동당(RCD)과 학생들이 1999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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