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탈출한 스트로스칸… 佛대선 레이스 복귀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美검찰 성폭행 공소 취하
佛서도 피소… 아직 험난

‘스트로스칸의 부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풀려나 프랑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되던 그가 비판 여론을 딛고 대선 후보로 나설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도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여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은 22일 오후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뉴욕 소피텔호텔 여종업원 나피사투 디알로 씨와 변호인 케네디 톰슨 씨를 검찰 청사로 불러 공소 취하 방침을 통보했다. 검찰은 앞서 법원에 제출한 25쪽 분량의 공문에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고소한 디알로 씨가 여러 거짓말을 해서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며 “심증을 뛰어넘는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기소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공소 취하 배경을 밝혔다.

5월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체포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7월 초 디알로 씨가 돈을 노리고 고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미국으로 망명한 이유가 모국 가나에서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거짓 진술로 드러나면서 반전의 조짐을 보여 왔다.

이날 소 취하 결정에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강하게 반발하며 특별검사 선임을 요청했다. 톰슨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법률적 의학적 물리적 증거를 완전히 무시했다”며 “검찰이 우리의 딸과 아내와 자매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 일을 맡겠느냐”고 성토했다. 반면 스트로스칸 전 총재 측 변호인은 “우리는 본래부터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결백하다고 믿고 있었다”며 환영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그를 괴롭혔던 성폭행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률적으로는 면책이 되었지만 도덕적으로는 여전히 가십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의 한 변호사는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소 취하는 스트로스칸이 결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검찰이 재판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정치 이미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을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방송사 앵커 출신 작가인 트리스탄 바농 씨가 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여서 모국에서 또다시 법정에 출두해야 할 운명에 처했다. 소 취하 결정 소식이 나오자마자 내년 대선 집권을 노리는 프랑스 사회당 일각에서는 그를 사회당 대선 후보로 추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현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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