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종말]“리비아 사태 아직 안끝나… 향후 1~2주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조대식 駐리비아 대사 “치안 불안… 교민 20여명 무사”


조대식 주리비아 대사(사진)는 25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이끄는 정부군이 게릴라전을 펼치면 (치안 확보 등에) 시간이 제법 걸릴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튀니지의 국경도시 제르바에 마련된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임시사무소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트리폴리가 반카다피군에 무너지긴 했지만 아직 모든 게 끝난 상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지낸 뒤 2월에 초임 공관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민주화 시위와 내전 사태로 숨 가쁜 시간을 보내온 그는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대사관저가 습격당한 일을 거론하며 리비아의 치안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방글라데시 출신 행정원 2명이 남아서 지키던 대사관저는 23일 밤 반카다피군이라고 밝힌 무장세력 30여 명에 의해 약탈당했다. 그는 “관저 약탈은 리비아 치안이 불안한 상황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괴한들이 침입하면서 관저 유리창이 파손되고 가구 등 집기류는 물론이고 다시 구할 수도 없는 사진까지 도난당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 대사는 “교민 20여 명은 모두 무사하다”며 “이들에게 될 수 있으면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현재 상황에 대해 그는 “튀니지-리비아 국경과 트리폴리 사이 3곳에서는 아직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카다피의 고향 수르트와 브레가 지역도 아직 반군이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다. 리비아 치안 상황은 앞으로 1, 2주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튀니지의 제르바 한국대사관 임시사무소를 트리폴리로 옮길 시점에 대해 조 대사는 “가급적 빨리 트리폴리로 이전하고 싶지만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지와 현지 치안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리비아의 향후 외교 관계에 대해 “석유 등 자원 보유국인 리비아는 잠재력이 큰 나라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 문화 등 다방면으로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르바=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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