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리비아 전쟁에 약 10억 달러(약 1조665억 원)에 달하는 군사적 지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직접적 군사개입을 피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비밀개입 전략’이 어떤 모습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와는 달리 비교적 소규모 전장(戰場)에서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활용해 전장의 토착세력을 후원하는 새로운 접근법은 미국의 새 군사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운영하는 속보 사이트 더데일리비스트는 8월 30일 이런 미군의 리비아 지원 내용을 소개했다.
미국은 지상군을 파견하지는 않았지만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트리폴리에 보내 현지 정보를 획득하고 공습에 필요한 시설의 위치를 다국적군에 알려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공습을 단행하는 작전에도 미군의 입김이 들어갔다.
미국은 또 △전함 12척과 잠수함 USS 플로리다 파견 △공중급유기와 JSTARS 정찰기 지원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무인폭격기 프레데터 제공 △위성정보 제공 등 각종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사회에서 미군의 군사적 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논란이 없다는 점은 미국에 고무적이다. 장기전의 수렁에 빠진 이라크 아프간전의 악몽도 없다. 무엇보다도 재정적자로 인한 국방예산 감축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리비아 작전방식은 향후 유사 사태 발생 시 워싱턴이 관심을 갖고 검토할 주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리비아 작전 비용으로 7월 말까지 8억96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전투기 연료와 군수품 지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2억2200만 달러가 더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달 10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아프간전쟁과 비교하면 리비아 작전은 ‘저렴한’ 전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새 비밀개입전략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리비아 반군의 히샴 부하기아르 대령은 이날 리비아 사태 6개월여 동안 5만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스라타와 즐리탄 지역에서 1만5000∼1만7000 명이 사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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