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발간하는 ‘스제즈스(世界知識)’ 최신호는 이런 제목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몰락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를 비교하는 글을 실었다. 올해 초 재스민 혁명이 시작된 이후 서방세계에서는 장차 김 위원장도 중동·아프리카의 독재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될지가 관심사였는데 중국 외교부가 이런 글을 실은 것은 중국 내에서도 그 같은 점이 내심 관심사였음을 드러내준다.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 알려진 왕무커(王木克) 씨가 쓴 이 글은 김 위원장이 카다피보다 나은 것은 ‘정치적 지혜’와 중국이라는 진정한 친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왕 씨는 북한 정권이 이렇게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봤다고 썼다. 김 위원장의 정치는 아버지 김일성처럼 좋지 못하고 식량과 자원, 북핵, 건강 등에서 위기가 계속 터져나와 ‘북한 붕괴론’까지 나돌았다는 것.
하지만 북한 정권은 꿋꿋하게 유지되는데 그 이유는 김 위원장의 ‘정치적 지혜’ 때문이라고 왕 씨는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지혜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사상 정책 태도 등 모든 것은 제3자를 통해 전해져 사실을 확실하게 간파할 수 없게 한다. 외교 또는 군사적 결정이라도 최고지도자의 입에서 나오지 않은 이상 순간적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신비주의 전략 덕택에 북한 정부가 정책을 보충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 카다피는 온갖 사건마다 등장해 마이크를 쥐고 놓지 않았고 여지를 두지 않는 말로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었다는 것.
카다피와 김 위원장이 다른 또 다른 이유는 도움을 주는 진정한 친구가 북한에는 있다는 점이라고 왕 씨는 지적했다.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는 120개이지만 진정한 동반자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중국은 그 중 가장 친밀한 국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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