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소송’ 이후 佛방송과 첫 인터뷰
“부적절한 관계, 아내 - 국민에 잘못… 대선출마 안해”
미국 뉴욕 소피텔에서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공소 취하로 4개월 만에 프랑스로 귀국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18일 “부적절한 관계였을 뿐만 아니라 아내, 자식, 친구, 프랑스 국민에 대한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입을 연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TF1 방송 인터뷰에서 “떳떳하지 못한 도덕적 과오에 한없이 후회하고 아직도 반성을 끝내지 않았다”라면서 “여성들의 반응을 이해한다. 나는 큰 대가를 치렀고 아직도 치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명 저널리스트 출신인 부인 안 생클레르 씨에 대해 “그녀를 아프게 했다는 걸 안다. 그녀가 없었으면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호텔방에서) 폭력, 강압, 공격 그리고 어떤 불법적인 행동도 없었다. 한마디도 못한 채 짓밟히고 모욕당한 느낌이었다. 대단히 두려웠다”며 “모든 게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점을 보여주는 만큼 (여종업원과의 민사소송에서) 협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에 대해서도 “함정이나 음모는 가능한 얘기다. 지켜보겠다”라면서 “나를 고소한 사람을 도운 이들의 이유를 알고 싶다”며 엘리제궁과 여당을 에둘러 겨냥했다. 또 프랑스에서 작가 트리스탄 바농 씨가 제기한 성폭행 기도 소송에 대해선 “상상에 의한, 남을 헐뜯는 얘기로 만남에서 어떤 공격과 어떤 폭력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가 돼 국민과 만나고 싶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번 일로 모든 걸 잃었다”라면서 “사회당 경선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식을 취한 뒤 역할을 찾겠다. 공공의 선을 위해 인생을 바쳐 왔다”고 덧붙여 공직에 복귀할 뜻을 시사했다. 경선에서 2위를 달리는 동료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당수에 대해 “미국에서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라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부인의 친구이자 프랑스의 대표 여성앵커인 클레르 샤잘 씨의 질문에 20분 동안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하게 답변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정작 호텔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방송국 앞에서는 여성단체 회원 5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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